만성 신부전의 eGFR은 얼마인가요?

만성 신부전, 침묵의 살인자: eGFR 수치와 함께 살펴보는 신장 건강의 현주소

우리 몸의 정교한 정화 시스템인 신장. 끊임없이 혈액을 걸러내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이 중요한 기관의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신부전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종종 ‘침묵의 살인자’라 불립니다.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의 진행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성 신부전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사구체 여과율(eGFR,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입니다. 그렇다면, eGFR 수치는 만성 신부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느 정도의 수치가 만성 신부전을 의미할까요?

단순히 eGFR 수치 하나만으로 만성 신부전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eGFR은 신장의 여과 기능을 추정하는 값이며,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연령, 성별, 인종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계산됩니다. 따라서, 같은 eGFR 수치라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젊은 성인의 경우 60 mL/min/1.73㎡ 미만의 eGFR이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곧바로 만성 신부전으로 진단되지는 않습니다. 반면, 고령의 환자에게는 훨씬 낮은 eGFR 수치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eGFR 수치를 기준으로 만성 콩팥병(CKD, Chronic Kidney Disease)의 단계를 분류합니다. 미국 신장 학회(NKF)와 국제 신장 학회(ISN)의 공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GFR 90 mL/min/1.73㎡ 이상은 정상 범주에 속하며, eGFR 60~89 mL/min/1.73㎡는 CKD 1단계, eGFR 45~59 mL/min/1.73㎡는 CKD 2단계, eGFR 30~44 mL/min/1.73㎡는 CKD 3단계, eGFR 15~29 mL/min/1.73㎡는 CKD 4단계, eGFR 15 mL/min/1.73㎡ 미만 또는 투석 치료가 필요한 경우 CKD 5단계(신부전)로 분류됩니다. 질문에서 언급된 eGFR 30~59 mL/min/1.73㎡는 CKD 3단계에 해당하며, 이는 만성 신부전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신장 기능 저하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적절한 관리 없이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eGFR 수치만으로 만성 신부전을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정확한 진단은 의사의 정밀한 검사와 판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eGFR 수치는 신장 기능의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혈압, 단백뇨, 빈혈 등 다른 검사 결과와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만약 eGFR 수치가 낮게 나왔다면, 지체 없이 신장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신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 또한 만성 신부전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침묵의 살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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