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이 필요한 환자는 어떤 경우인가요?

혈액투석, 언제 필요할까요? 생명의 다리, 그 무게를 짊어지다

만성 신부전은 우리 몸의 정수 시스템인 신장이 제 기능을 잃어가는 질병입니다. 마치 낡은 정수기 필터처럼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 몸은 독소로 가득 차게 됩니다. 이때 신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 바로 ‘혈액투석’입니다. 혈액투석은 신부전 환자에게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삶의 무게를 더하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혈액투석은 정확히 언제 필요하게 되는 걸까요?

단순히 신장 기능이 저하되었다고 해서 모두 혈액투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신장 기능 저하의 정도와 동반되는 증상, 합병증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의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약물이나 식이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심각한 요독 증상이 나타날 때 혈액투석을 시작하게 됩니다.

요독 증상은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들을 말합니다. 초기에는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악화되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 기능 저하는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의식 혼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식욕부진과 구토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여 체중 감소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합니다.

단순히 요독 증상만으로 혈액투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혈액투석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심낭염, 심부전, 과도한 체액 저류, 심각한 대사성 산증 등이 있습니다.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흉통과 호흡곤란을 유발하며 심하면 심장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 등을 유발합니다. 과도한 체액 저류는 폐부종, 고혈압 등을 유발하며, 심각한 대사성 산증은 의식 저하, 쇼크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신장 기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투석 시작 시기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 질병의 진행 속도, 합병증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투석은 환자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의료진과의 긴밀한 소통과 환자 본인의 적극적인 치료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환자들은 혈액투석이라는 생명의 다리를 건너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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