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단편 소설의 분량은 얼마인가요?

20 조회 수

웹소설 단편은 분량 기준이 다소 유동적입니다. 일반적으로 1만 자 내외의 짧은 이야기부터, 단행본 1권 분량인 8만 자 내외의 긴 이야기까지 단편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8만 자를 넘어서면 장편으로 구분되지만, 단일 완결 구조를 갖춘 경우 단편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작품의 완결성과 구조가 분량보다 더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피드백 0 좋아요 수

달빛 아래 핀 검은 백합

늦은 밤, 나는 낡은 고서점 ‘별빛 정원’의 문을 열었다. 퀴퀴한 종이 냄새와 오래된 나무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간지럽혔다. 희미한 백열등 아래,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들이 마치 잠든 요정들처럼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나는 이 고서점의 단골이었다. 지친 하루를 위로받고 싶을 때, 혹은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다.

서점 주인인 할아버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할아버지라 불리는 그림자’는 늘 말이 없었다. 그는 책장 뒤에 숨어 그림자처럼 움직였고, 가끔씩 낡은 파이프 담배를 물고 희뿌연 연기를 내뿜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았다. 그는 마치 책들의 수호자 같았고, 그 침묵 속에는 수백 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오늘따라 마음이 особливо 무거웠다. 최근 맡은 프로젝트가 계속 꼬이고 있었고, 인간관계 역시 삐걱거리고 있었다. 나는 마치 깊은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발버둥치는 듯했다.

나는 익숙한 듯 서점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서점 깊숙한 곳에는 ‘금서 구역’이라고 불리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는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될 위험한 책들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유독 강렬한 이끌림을 느꼈다.

금서 구역으로 향하는 복도 끝, 나는 한 권의 책을 발견했다. 책등에는 아무런 제목도 적혀 있지 않았고, 표지는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덮여 있었다. 마치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색깔이었다. 나는 홀린 듯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강렬한 현기증을 느꼈다.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핏빛으로 물든 초승달, 날카로운 검을 든 여인, 그리고 검은 백합이 만개한 정원. 마치 꿈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낯선 공간에 서 있었다.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워져 있었고, 주변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검은 물감으로 세상을 칠해 놓은 듯했다. 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여기가 어디인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한 줄기 빛을 따라 걸었다. 빛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나는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에 압도당했다. 빛이 향하는 곳에는 검은 백합이 만개한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달빛 아래 핀 검은 백합은 마치 밤의 여왕처럼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정원 한가운데에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검을 들고 있었고,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검은 백합처럼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듯했다.

“누구냐?” 여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 겨우 입을 열었다. “저는…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여인은 내 대답에 비웃음을 흘렸다. “평범한 사람은 이곳에 올 수 없다. 너는 선택받은 자다.”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힘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여인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어둠 속에서 빛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을 사용해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나는 망설였다. 나는 영웅이 아니었고, 세상을 구원할 자격도 없었다. 하지만 여인의 눈빛에는 강렬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나는 어쩌면 그녀의 말대로 선택받은 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십시오.”

여인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좋다. 내가 너를 훈련시켜주마. 하지만 명심해라. 어둠의 힘은 강력하다. 그 힘에 굴복하는 순간, 너는 영원히 파멸할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여인에게서 검술과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훈련은 혹독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어둠 속에서 빛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마침내 여인에게 인정받을 만큼 강해졌다. 나는 검은 백합처럼 아름답고 치명적인 전사가 되었다.

여인은 나에게 마지막 임무를 내렸다. “너는 세상을 어둠으로 물들이려는 악당을 막아야 한다. 그 악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너는 그보다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너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나는 여인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검은 백합처럼 고독하고 아름다운 전사로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기나긴 싸움이 끝날 때, 나는 다시 ‘별빛 정원’으로 돌아가 그림자 할아버지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부탁할 것이다.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단편소설 #분량 #웹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