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원조는 어디인가요?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원조를 콕 집어 한 곳으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습니다. 밋짱 총본점처럼 오랜 역사와 명성을 가진 곳이 있지만,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 자체가 전후 시대의 혼란 속에서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간단한 요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기록이 부족하고,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많아 원조 논쟁은 늘 미묘한 영역에 머뭅니다.

1945년 원폭 투하 후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값싸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절실했습니다. 당시 ‘잇슈쿠야키’라고 불리던, 밀가루 반죽에 여러 재료를 섞어 구워 먹는 간단한 요리가 유행했는데, 이것이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시초로 여겨집니다. 재건이 시작되면서 노점에서 팔던 잇슈쿠야키는 점차 가게 형태로 발전했고, 재료도 풍성해졌습니다. 얇은 크레이프처럼 반죽을 넓게 펴고 양배추, 숙주 등 채소를 듬뿍 올린 후, 면을 따로 구워 겹쳐 쌓는 지금의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 스타일은 1950년대에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밋짱 총본점은 이 시기에 등장하여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독자적인 조리법과 푸짐한 양으로 인기를 얻으며,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 하면 밋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밋짱 이전에도, 그리고 동시대에도 유사한 형태의 오코노미야끼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존재했습니다. 그들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발전에 기여했을 것입니다.

원조 논쟁보다는, 각 가게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발전시켜 온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다양성에 주목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면의 종류, 소스의 맛, 토핑의 조합 등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각 가게의 오코노미야끼를 맛보며 자신만의 ‘최고의 오코노미야끼’를 찾아가는 여정은 히로시마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어느 가게가 원조인지 명확히 밝히기 어렵지만, 전후의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서민들의 삶의 이야기는 더욱 깊은 맛을 더해줍니다. 마치 여러 가닥의 실이 얽히고설켜 아름다운 직물을 만들어내듯,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쌓여 지금의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 역사의 한 페이지에 밋짱 총본점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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