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는 냄새가 나나요?

낫토, 냄새는 과연 ‘악취’일까? 아니면 ‘진미’의 향기일까? 콩 발효 식품인 낫토는 특유의 톡 쏘는 암모니아 향과 실처럼 끈적하게 늘어지는 점액질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코를 찌르는 낯선 냄새에 질색하기도 하고, 끈적한 식감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마치 푹 삭힌 청국장이나 홍어처럼, 낫토는 ‘향’이라는 단어보다는 ‘냄새’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냄새를 ‘악취’라고 단정 짓기에는 낫토의 매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낫토의 독특한 향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 피라진, 휘발성 지방산 등 다양한 화합물의 조화로운 결과물이다. 이 냄새는 낫토의 풍부한 영양과 깊은 풍미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마치 잘 숙성된 치즈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가 풍미를 더하듯, 낫토의 향 역시 맛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낫토의 끈적한 점액질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낫토균이 만들어내는 이 점액질은 ‘나토키나제’라는 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혈전 용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이 끈적함도 낫토를 꾸준히 먹다 보면 오히려 묘한 중독성으로 다가온다. 밥알 사이사이를 코팅하듯 감싸는 점액질은 낫토 특유의 진득한 식감을 만들어내고, 다른 재료와의 조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낫토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간장과 겨자를 넣고 휘휘 저어 밥에 얹어 먹는 것이다. 김이나 계란 노른자를 추가하면 더욱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낫토를 잘게 다져 파스타 소스에 넣거나, 빵에 발라먹는 등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낫토 특유의 향을 줄인 제품이나 과일, 꿀 등과 섞어 먹는 디저트 형태의 낫토도 출시되면서 낫토를 즐기는 문화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결국 낫토의 냄새는 ‘나쁘다’ 혹은 ‘좋다’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낫토의 풍부한 영양과 독특한 풍미를 알게 된다면 그 냄새는 ‘건강한 향기’로, ‘진미의 향기’로 다가올 수 있다. ‘냄새’라는 첫인상에 갇혀 낫토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한 번의 도전으로 당신의 미각 지도에 새로운 영역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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