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앞에 붙이는 호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호, 생각만 해도 뭔가 옛날 생각 나고 그러지 않아요? 마치 낡은 책갈피 사이에서 발견한 은은한 향기처럼 말이죠. 요즘은 누가 호를 쓰겠어요. 솔직히. 그런데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단순한 별명 이상의… 뭐랄까, 자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자아 같은 느낌? 예를 들면, 추사 김정희의 호, 완당! 뭔가 묵직하면서도 고고한 느낌,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것 같잖아요. 나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웃음) 뭐, ‘몽상가’라든가… 좀 오글거리나? 아무튼! 호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옛날 사람들은 이름보다 호로 더 많이 불렸다고 하던데,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녔겠죠? 요즘 같이 바쁘고 정신없는 시대에, 자신만의 호를 만들어 본다는 건 어쩌면 좀 웃길지도 몰라요. 하지만 가끔씩 나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고 싶을 때, 호를 짓는다는 건 꽤 낭만적인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치 나만 아는 비밀 장소를 갖는 것처럼요. 음… 나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뭐가 좋을까… (고민) 아, 그리고 숫자로 얘기하면, 예전에 어떤 책에서 봤는데 –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 나지만 – 꽤 많은 사람들이 호를 두 개 이상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했대요. 신기하죠? 아무튼, 호라는 건 그냥 이름 대신 쓰는 별명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과 철학이 담긴, 살아 숨 쉬는 또 다른 이름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더 멋있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