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은 어떤 색인가요?

혈변의 색깔: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 색깔별 의미와 대처

혈변은 단순히 ‘피가 섞인 변’이라는 단편적인 의미를 넘어, 우리 몸 내부에서 발생한 이상 신호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변의 색깔은 출혈 부위, 출혈량, 그리고 혈액이 소화기관을 통과하는 속도에 따라 달라지며, 이러한 색깔의 차이는 의료진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1. 선홍색 혈변: 하부 소화기관의 SOS

만약 변에 밝은 선홍색 피가 섞여 나온다면, 이는 항문, 직장, 또는 하부 대장에서의 출혈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흔히 치질이나 치열과 같은 항문 질환이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배변 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장 용종,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도 선홍색 혈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치질로 자가 진단하고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고령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혹은 배변 습관의 변화, 체중 감소, 복통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2. 적갈색 혈변: 중간 지점의 경고

선홍색과 흑색의 중간 정도인 적갈색 혈변은 출혈 부위가 하부 소화기관이지만, 선홍색 혈변보다는 출혈량이 많거나 혈액이 소화기관에 머무르는 시간이 다소 길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실 출혈, 염증성 장 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적갈색 혈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들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면서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의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갈색 혈변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3. 흑색 변 (흑변): 상부 소화기관의 심각한 위험 신호

흑색 변은 ‘멜레나(Melena)’라고도 불리며, 위, 십이지장, 소장 등 상부 소화기관에서 발생한 출혈이 소화 효소에 의해 변색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혈액 속의 철분이 위산과 반응하여 검게 변하고, 변에 섞여 배출되면서 마치 자장면 소스처럼 끈적거리고 윤기가 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흑변은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식도정맥류 파열 등 심각한 질환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출혈량이 많을 경우 빈혈, 현기증, 심지어 쇼크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흑변을 보았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하여 수혈 및 내시경 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혈변을 보았다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 변의 색깔과 양상을 자세히 관찰: 선홍색, 적갈색, 흑색 등 색깔과 함께 변의 굳기, 냄새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해 둡니다.
• 동반되는 증상 확인: 복통, 설사, 구토, 발열, 체중 감소 등 다른 증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복용 중인 약물 확인: 아스피린, 와파린 등 항응고제나 철분제 복용 여부를 확인합니다.
• 병원 방문 및 의료진과의 상담: 위에서 확인한 정보를 토대로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과 상담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습니다.

혈변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변의 색깔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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