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질환 모두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뇌세포가 손상되고 기능이 점차 저하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상되는 뇌 부위와 그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확연히 다릅니다. 마치 같은 재료로 다른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합니다. 도파민은 운동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부족해지면서 떨림, 경직, 운동 완만,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 장애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한쪽 손이나 다리에서 떨림이 시작되고, 점차 다른 쪽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좁아지며,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져 쉽게 넘어지기도 합니다. 마치 몸이 녹슨 기계처럼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입니다. 병이 진행되면서 인지 기능 저하, 우울증, 수면 장애 등의 비운동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알츠하이머병처럼 기억력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전반적인 뇌 기능 저하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뇌 전체, 특히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비정상적인 물질이 축적되면서 뇌세포가 손상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저하, 특히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력 감퇴입니다. 방금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리거나, 약속을 까먹는 일이 잦아집니다.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언어 능력, 판단력, 시공간 지각 능력 등 인지 기능 전반이 저하되고, 성격 변화, 환각, 망상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말기에 이르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운동 장애는 질병 후기에 나타날 수 있지만, 파킨슨병처럼 떨림이나 경직보다는 전반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인한 보행 장애, 균형 감각 상실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즉, 두 질환의 핵심적인 차이는 ‘무엇이 먼저 손상되는가’에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운동 조절 기능이, 알츠하이머병은 기억과 인지 기능이 먼저 영향을 받습니다. 두 질환 모두 완치는 어렵지만,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한 관리와 가족의 지지가 환자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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