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파킨슨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치매는 무엇인가요?

루이체 치매(Lewy Body Dementia, LBD)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을 보이지만, 인지 장애가 운동 장애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 치매입니다. 이는 파킨슨병에서 발생하는 치매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파킨슨병에서의 치매는 운동 장애, 즉 떨림, 경직, 서동 등이 먼저 나타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루이체 치매는 인지 기능의 저하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고, 운동 장애는 이후에 나타나거나, 심지어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루이체 치매의 초기 증상은 다소 모호하고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기억력 감퇴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억력 감퇴와는 달리,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저하와 함께 주의력 저하, 실행 기능 장애가 동반됩니다. 예를 들어, 계획을 세우거나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전에 쉽게 하던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시각적 공간 능력의 저하도 두드러지는 특징입니다. 길을 찾지 못하거나 물건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공간 인지 능력의 저하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인지 기능 저하 외에도 루이체 치매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킨슨병과는 달리, 근육 강직이나 떨림보다는 보행 장애, 자세 불안정, 균형 감각 저하 등이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파킨슨병에 비해 운동 증상이 덜 심하거나, 한쪽 몸에만 국한되지 않고 양쪽 몸에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루이체 치매는 수면장애, 환각, 착각 등 비운동 증상도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수면 장애는 렘 수면 행동 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형태로 나타나 꿈속의 행동을 현실에서 그대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각은 시각적 환각이 가장 흔하며, 밝은 빛이나 작은 물체 등을 보는 환각을 경험합니다. 착각은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잘못 인식하거나,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루이체 치매는 진단이 어려운 질환입니다. 증상이 다양하고, 다른 치매나 파킨슨병과 증상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학적 검사, 인지 기능 검사, 뇌 영상 검사(뇌 MRI 또는 PET) 등이 필요하며,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악화를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까지 루이체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치료와 인지 재활 치료, 사회적 지원 등을 통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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