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잔떨림이란 무엇인가요?

심방세동이란 무엇인가요? 단순히 ‘심장이 빨리 뛰는 것’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위험하고 복잡한 질환인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은 심장의 위쪽 방인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마치 떨리는 것처럼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부정맥입니다. 정상적인 심장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여 혈액을 심실로 보내고, 심실은 그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조화로운 움직임을 보입니다. 하지만 심방세동에서는 심방의 근육이 제멋대로 떨리면서 효율적인 혈액 펌핑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는 마치 잘 정돈된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제각각 악기를 연주하는 혼란스러운 연주와 같습니다.

심방세동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심계항진, 즉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쿵쾅거리는 느낌입니다. 이는 맥박이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 어지러움, 실신, 숨가쁨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흉통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심방세동 환자 중 상당수는 아무런 증상 없이 생활하다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병 진료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무증상 심방세동은 더욱 위험한데, 증상이 없다고 해서 질환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방세동이 위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면 혈액이 심방 내에 고여 혈전(피떡)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하고, 다른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폐색전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훨씬 높습니다. 둘째,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부전을 악화시키거나 심장 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심장이 혈액을 효율적으로 펌핑하지 못해 몸 전체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방세동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과도한 음주 등 생활 습관과 관련된 요인들이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합니다. 또한, 심장 판막 질환,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 기존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으며, 심장 수술이나 심장 질환 이후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심방세동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 심장 기능, 혈전 발생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약물 치료를 통해 심박수를 조절하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며, 필요에 따라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는 전기적 심장 자극 치료(카디오버전)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심장 박동기를 삽입하거나, 심방세동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절차인 카테터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심방세동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심방세동은 단순한 부정맥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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