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일본명칭?

쓰시마섬, 혹은 우리에게 더 친숙한 이름인 대마도. 이 작은 섬은 지리적으로는 일본 나가사키현에 속하지만, 역사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일본어 명칭인 ‘쓰시마(対馬)’는 그 자체로 섬의 지리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지만, ‘대마도(對馬島)’라는 한국어 명칭에는 그 이상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번역된 이름이 아닌, 수백 년에 걸친 교류와 갈등, 그리고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쓰시마’라는 일본식 명칭은 ‘맞은편의 말(馬)’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는 섬의 위치, 즉 한반도와 규슈 사이에 위치해 마치 두 땅을 잇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리적 의미만으로는 ‘쓰시마’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섬의 실질적인 통치권과 소유권이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일본어 명칭과 한국어 명칭 모두 그 의미와 무게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대마도’라는 이름은 훨씬 더 풍부한 역사적 의미를 지닙니다. ‘대(對)’는 ‘마주하다’ 또는 ‘맞은편’이라는 뜻이고, ‘마도(馬島)’는 ‘말섬’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말섬’이라는 이름은 섬의 모양이나 섬에 서식하는 동물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더 설득력 있는 해석은 이 섬을 통해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왕래하던 말들의 이동 경로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고대부터 중세까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교류는 활발했고, 대마도는 이 교류의 중요한 중계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말을 비롯한 각종 물품과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기에 ‘말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마도’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지리적 위치나 물류 중심지의 의미를 넘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복잡한 역사적 관계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조선과 일본의 외교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의 출병 기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은 ‘대마도’라는 이름에 깊은 상흔과 의미를 새겨 넣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대마도’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역사의 아픔과 교류의 기억이 혼재된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쓰시마’로 부르는 것보다 ‘대마도’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쓰시마’와 ‘대마도’라는 두 가지 이름은 단순히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지명이 아니라, 각각 일본과 한국의 시각과 역사적 경험을 반영하는 이름입니다. ‘쓰시마’는 일본인들에게 섬의 지리적 위치와 현실적 소속을 나타내는 이름이라면, ‘대마도’는 한국인들에게는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교류의 기억이 깃든 이름입니다. 두 명칭 모두 그 섬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대마도, 즉 쓰시마를 둘러싼 복잡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대마도 #명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