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의 장애 개념은 무엇인가요?

세계보건기구(WHO)의 장애 개념은 단순한 질병이나 신체적 결함을 넘어, 개인의 기능 제한과 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이해됩니다. 단순히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지닌다는 사실만으로 장애가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손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능력 장애와 더 나아가 사회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배제되고 차별받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장애의 전체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 의학적 모델에 기반한 장애 개념과는 크게 다른 점이며, 장애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WHO는 2001년 국제기능분류(ICF)를 발표하여 이러한 새로운 장애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립했습니다. ICF는 장애를 단순히 질병이나 손상의 결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 상태와 관련된 기능 제한과 활동 제한, 그리고 사회적 참여 제한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합니다. 이는 ‘손상’(Impairment), ‘활동 제한’(Activity Limitation), ‘참여 제한’(Participation Restriction)의 세 가지 구성 요소를 통해 설명됩니다.

먼저 ‘손상’은 신체 구조나 기능의 손실 또는 이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는 시각 기능의 손상이며, 정신 질환은 정신 기능의 손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손상이 반드시 장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손상의 정도와 개인의 능력, 그리고 환경적 요인에 따라 그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구성 요소인 ‘활동 제한’은 손상으로 인해 개인이 수행하는 일상적인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로 인해 독서나 운전이 어려워지는 것이 활동 제한입니다. 이 단계에서 개인의 능력과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보조기구나 교육을 통해 활동 제한을 최소화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 제한’은 손상과 활동 제한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건물의 계단 때문에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차별을 받는 경우가 참여 제한에 해당합니다. 이는 사회적 환경, 건축물의 접근성, 그리고 사회적 태도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WHO의 장애 개념은 단순히 개인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문제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애를 이해하고,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장애인이 사회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장애인 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포용성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단순히 의료적 처치를 넘어, 사회적 지원과 환경 개선을 통해 장애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WHO 장애 개념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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