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표기법에서 된소리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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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은 파열음에 된소리를 쓰지 않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영어 유래 외래어는 격음(ㅋ, ㅌ, ㅍ, ㅊ)으로, 프랑스어 유래 외래어는 된소리(ㄲ, ㄸ, ㅃ, ㅉ)로 적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차이는 표기법과 실제 발음 습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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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표기법과 된소리, 그 미묘한 간극: 규정과 현실 사이의 줄다리기

외국 문물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국제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외국어는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외국어 단어를 한국어로 표기하는 문제, 즉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된소리(ㄲ, ㄸ, ㅃ, ㅉ)의 사용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원칙적으로 외래어 표기법은 파열음(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적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이 된소리 표기를 금지하는 이유는, 한국어 발음 체계와 외국어 발음 체계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많은 외국어, 특히 영어의 경우, 파열음은 유기음(숨을 내뱉는 소리)과 무기음(숨을 내뱉지 않는 소리)으로 구분됩니다. 한국어에는 유기음과 무기음 외에도 격음(ㅋ, ㅌ, ㅍ, ㅊ)이라는 독특한 발음 체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외국어의 무기음을 한국어의 평음(ㄱ, ㄷ, ㅂ, ㅅ, ㅈ)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언어 사용에서는, 특히 영어 유래 외래어의 경우, 무기음을 격음으로 표기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coffee’는 ‘커피’로, ‘computer’는 ‘컴퓨터’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어 화자들이 영어의 무기음을 된소리나 격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영어의 ‘k’ 발음은 한국어의 ‘ㄱ’보다는 ‘ㅋ’에 더 가깝게 들리고, ‘t’ 발음은 ‘ㄷ’보다는 ‘ㅌ’에 더 가깝게 들린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반면 프랑스어 유래 외래어의 경우에는 된소리 표기가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baguette’는 ‘바게트’보다는 ‘빠게뜨’로, ‘classe’는 ‘클라스’보다는 ‘끌라쓰’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프랑스어의 특정 발음이 한국어의 된소리에 더욱 가깝게 들리기 때문일 수도 있고, 프랑스어 특유의 강세와 발음 습관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외래어 표기법과 실제 언어 사용 간의 괴리는, 단순히 무지나 오류로 치부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외래어 역시 한국어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한국어의 발음 체계와 언어 습관에 맞게 변형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외래어 표기법은 모든 외국어 발음을 완벽하게 담아낼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외래어 표기법은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제 언어 사용과의 괴리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규정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외래어 표기법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언어 환경에 맞춰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언어학자, 교육자, 언론인, 일반 대중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외래어 표기법은 단순히 단어를 표기하는 규칙이 아니라, 문화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이자 언어 진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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